' 아.. 서운한데... 뭐라고하지?'
정말 중요한 기념일이었어요.
그런데 연인은 하루 종일 아무런 언급 없이 평소와 똑같이 행동했죠.
우리는 너무나 서운하고, 슬프고,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하지만 막상 연인 앞에서 우리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달랐어요.
"나 서운해" 또는 "속상해" 라는 말은 왠지 어색하고, 약해 보이는 것 같아 차마 나오지 않았죠.
대신, 전혀 다른 감정이 그 자리를 차지해 버렸어요. 바로 '분노'였죠.
우리는 갑자기 다른 트집을 잡기 시작해요.
"집이 왜 이렇게 지저분해? 넌 나 좀 도와주면 안 돼? 진짜 이기적이다!"
영문도 모르는 연인은 우리의 갑작스러운 분노에 당황하고, 결국 큰 싸움으로 번져요.
정작 우리가 정말로 화가 났던 이유, '잊혀진 기념일'에 대한 서운함은 꺼내지도 못한 채 말이에요.
혹시 우리도 이렇게 진짜 속마음은 따로 있는데, 유독 '화'라는 방식으로만 감정을 표현하고 있지는 않나요?
우리의 유일한 감정 표현 언어가 '분노'일 때, 우리는 세상과 끊임없이 오해를 주고받게 돼요.
사람들은 우리를 그저 '화를 잘 내는 사람'으로만 볼 뿐, 그 이면에 숨겨진 슬픔이나 두려움, 서운함을 알아차리지 못하죠.
결국 우리의 진짜 욕구는 절대로 채워지지 않아요.
우리는 위로와 공감을 원했지만, 우리의 '분노'라는 가시는 오히려 사람들을 밀어내 버리거든요.
가장 안타까운 건, 친밀한 관계를 원하면 원할수록, 관계를 망가뜨리는 유일한 도구인 '분노'에 더 의존하게 된다는 점이에요.
위로받고 싶어서 낸 화가, 결국 우리를 아무도 위로해 줄 수 없는 더 깊은 외로움 속에 가두는 비극이 반복되는 거죠.
이런 마음의 패턴을 '학습된 감정 표현 불능(Learned Emotional Expression Deficit)'이라고 불러요.
이건 우리가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에요.
슬픔, 서운함, 불안함, 실망감 같은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감성 지능'의 저자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 박사는,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되는 기술'이라고 말했어요. 만약 우리가 어릴 적 슬프거나 무서울 때 "뚝 그쳐!", "남자는 우는 거 아니야" 와 같은 말을 듣거나, 우리의 감정이 무시당하는 환경에서 자랐다면, 우리는 이 기술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성인이 된 지금, 우리가 아는 가장 간단하고 '강해 보이는' 감정인 분노에만 의존하게 되는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랍니다.
우리의 마음은 마치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은데, 손에 쥔 도구가 섬세한 펜이 아니라 커다란 도끼뿐인 것과 같아요.
그러니 자꾸만 종이를 찢어버리고, 아무것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되는 거랍니다.
이제 우리의 손에 딱 맞는 섬세한 펜을 쥐어볼 시간이에요.
화가 아닌, 진짜 내 마음을 전하는 부담 없는 감정 표현법 3가지를 알아 볼게요.
아주 간단한 마음챙김 연습이에요. 핸드폰에 아침, 점심, 저녁으로 알람을 맞춰보세요.
알람이 울리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딱 30초만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거예요.
화가 폭발하기 직전, 용기를 내서 이 공식을 사용해 보세요.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관계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말이 될 수 있어요.
우리가 아는 감정 단어는 생각보다 몇 개 안 될 수 있어요. 지금 바로 인터넷 검색창에 '감정 휠' 또는 'Emotion Wheel'이라고 검색해 보세요.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가 얻게 될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진정한 친밀감'이에요.
우리가 용기를 내어 분노라는 가면을 벗고 슬픔이나 서운함 같은 연약한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도 우리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게 돼요.
이제 진짜를 만나는 용기 내 볼까요?
우리의 진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관계를 한 단계 더 깊게 만드는 가장 큰 용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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